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자의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8%를 넘어선 가운데, 이들의 의료 이용률과 장기요양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고령층의 본인부담을 경감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 고령자 의료비 지출 증가 현황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중 고령자(65세 이상)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4%에 달합니다. 고령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약 500만 원 이상으로, 전체 인구 평균의 3배에 이릅니다. 이는 노인성 만성질환의 증가, 장기 입원 치료, 복합질환에 따른 전문 진료 수요 증가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또한, 고령자 의료 이용의 특성상 외래보다 입원 진료가 많고, 약제비 지출 비중도 높은 편이어서 전체 의료비 구조에서도 고령자 지출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2.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 현황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① 문재인 케어의 보장성 강화
2017년부터 추진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일명 문재인 케어)’을 통해 비급여의 급여화, MRI·초음파 등 고가 검사 항목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 2~3인실 병실료의 건강보험 적용 등이 추진되었습니다. 특히 고령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인성 질환 관련 항목 우선 적용이 이루어졌습니다.
② 본인부담 경감 정책
고령층을 위한 본인부담 완화 방안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인 외래 정액제 도입: 일정 금액 이상 지출 시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여 과다 의료비 부담을 경감.
- 본인부담 상한제 운영: 연간 본인부담 의료비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초과분을 건강보험이 부담.
- 노인장기요양보험과의 연계 강화: 치매, 거동 불편 등 장기요양이 필요한 고령자의 경우 요양급여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 연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3. 정책 실효성 평가 및 한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고령자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 재정 지속 가능성 문제: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의료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 우려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 비급여 영역의 지속적인 확대: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계속 등장하면서 국민 부담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 정책 대상의 형평성 문제: 본인부담 상한제나 외래 정액제 등은 소득 계층에 따라 체감 혜택이 다르며, 실제 저소득 고령층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의료 남용 우려: 본인부담 경감 정책이 오히려 의료 과잉 이용으로 이어져 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사용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4.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선 과제
보다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인 고령자 건강보장 정책으로 발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개선 과제가 제시됩니다.
① 대상자 맞춤형 정책 설계
고령자 내에서도 소득 수준, 건강 상태, 생활 여건에 따라 의료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지원보다는 맞춤형 보장 확대가 필요합니다. 특히 취약계층 고령자에 대해 의료급여, 추가 본인부담 감면 등의 특화 대책이 요구됩니다.
② 지역사회 중심의 예방·관리 강화
의료비 지출의 구조를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역 보건소, 방문 간호,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여 고령자의 건강 악화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③ 민간과 공공의 역할 조정
고령자의 복합적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복지서비스 간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간 연계와 민간의료기관과 공공보건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④ 지속가능한 재정 구조 마련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국고 지원 확대, 비효율 지출 최소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제도 운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맺으며
고령자의 의료비 지출 증가는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추진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본인부담 경감 정책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더욱 정교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 설계와 운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향후 고령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출 확대가 아닌, 효율적이고 형평성 있는 건강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